트라우마 어릴 적 소소한 내 기억 (feat. 정법강의)
트라우마 어릴 적 소소한 내 기억 (feat. 정법강의)
어릴 적 꼬마 시절 TV를 보며 깔깔깔 웃던 나에게 엄마가 자주 하던 말이 있다. 하나는 "기헌아 너는 웃는 모습이 제일 예뻐."였고 또 하나는 "기헌아 사람 너무 좋아하지 마."
전자는 가재는 게 편이라고 엄마 눈에는 그렇게 보이는구나 했고
후자는 그게 무슨 말이지?.. 하며
당시에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TV로 눈을 돌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에게 받을 상처를 미리 걱정하셨나.. 싶지만 30대가 되도록 그때 왜 그런 말씀을 했는지 다시 여쭤보진 않았다.
1. 여동생의 손톱을 깎아주다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의 기억이 너무 선명하다. 평범한 하루였다. 동생은 포근히 엄마의 무릎을 베고 누웠고 엄마는 고사리 같은 동생의 손톱을 깎아주고 있었다.
바로 옆에서 엎드려 지켜보던 나는 그 모습이 너무 편안해 보였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부러운 마음에 동생이 손톱을 다 깎자 나는 엄마의 무릎 쪽으로 머리를 대고 누우며 말했다.
"엄마 나도~~"
"안돼."
"..."
아무 말도 못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엄마가 나에게 자립심을 키워 주려고 하는 건가? 당시 나는 서운했지만 차가운 엄마의 거절을 듣고 '아.. 나는 어린애처럼 이제 이런 부탁을 하면 안 되는구나.. 하지 말아야 하는구나'를 배웠다.
2. 장남이 뭐길래
나는 장남으로 자랐다. 설추석 연휴에 큰집에 갔을 때도 장손이 왔다고 어른들께서 대표로 절을 시킨다. 가족끼리 드라이브를 가도 여동생이
"엄마 나 졸려~"
그러면
"오빠 무릎 베고 자~"라고 부모님은 말하셨다.
나는 말없이 내 무릎을 내어 주었다.
길을 걸을 때도 부모님께서 동생의 손을 꼭 붙잡으라는 말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동생의 손을 붙잡고 이 손을 놓으면 다른 곳으로 사라질까 봐 울었다.
아버지는 내 학창 시절에도 자주 이야기하셨다.
"장남이 잘돼야 가족이 잘된다. 기헌아 네가 잘돼야 네가 나중에 동생도 잘 보살피지"
그런 책임감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저 당연했고 하고 못 하고 조차 생각하지 않았다. 그게 너무 당연한 나였기 때문이다.
3. 몸이 커버린 나
나는 쉽게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거나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물론 할 수는 있지만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려는 성향이 컸다. 부탁을 하면 미안해하는 게 당연했다. 혹시 당시 엄마의 차가운 거절이 내게 교육이 되었던 것일까?
무언가를 부탁을 하면 '거절'이라는 두려움에 주저하는 건 아닐까?
어릴 적 꼬마의 나는 지금의 나를 투영한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교감하며 나는 배웠다.
이것이 정말 무시 못하는 교육인 것 같다.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나는 성장할 수 있고 아니면 한풀 기운이 꺾인 채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어릴 적 에피소드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트라우마 종류도 다양한 것 같다. PTSD와 차이는 상처의 정도에 따른 것 같다.
4. 아이 교육
부모 교육은 굉장히 아이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느낀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말씀에도 아이들은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어쩌면 소심한 아이의 가슴속에는 말 못 할 깊은 상처가 있지는 않을까?
아무리 어른일지라도 자신의 마음을 돌볼 여유가 없는 사람이 아이들의 속마음을 너그럽고 여유 있는 자세로 대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교육이 단지 제도권 교육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의 교육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현재 어렵다면 심리상담사와 여러 테스트와 치료법을 진행하겠지만
그 이전에 부모님의 변화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거나 학폭과 같이 교우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순전히 아이들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모두 어른들의 교육이 부재에서 발생한 일이 아닐까?
전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5. 트라우마를 없애는 방법
세상에 수많은 명언들이 많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대인관계의 중요성은 모두가 느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대인관계 어려움은 나에게 왜 찾아왔을까?
오늘, 작은 트라우마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이번 시간에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8519강 트라우마로 인한 대인관계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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